아침

사실 내가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꾸준히 잘 지내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다고 크게 싸우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앙금이 쌓여 서서히 멀어지다가 결국에는 교류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오랜만에 지인들이 많이 모이는 술자리에 나갔다.
그렇게 껄끄럽게 단절되었던 여러 사람들을 보게 되었는데
세월이 흘러서 앙금이 침전된건지
아니면 그들이나 나나 이리저리 치이면서 날카로운 부분이 다듬어진건지
의외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잘지내지" 라면서 손을 내밀고
서로 근황을 얘기하고, 바뀐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같이 밥한번 먹자면서 웃으며 돌아서는 모습에 괜히 기분이 묘했다.

밤새 술을 먹고 집에 오는 길에 택시에서 내려 잠시 걸었다.
이미 동이 터서 쌀쌀한 아침 바람과 적당히 따뜻한 햇살이 좋았다.
집에 가면 쓰러져 잠들겠지만 기분 좋은 잠이 될 것 같다.

by 이노윈드 | 2009/06/07 16:28 | MBO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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